고양이를 만나다.
어느 주말, 가족과 함께 핸드폰을 교체하려고 지인이 운영하는 핸드폰 대리점을 찾았다. 평범한 하루가 될 거라 생각했지만, 그곳에서 우리는 운명 같은 만남을 맞이했다. 가게 한쪽 구석, 낡은 박스 안에서 네 마리의 작은 생명이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새끼 고양이들이었다. 몸집은 손바닥만 한게 눈을 깜빡이며 나지막하게 옹알이하듯 울어댔다.
직원의 말에 따르면, 어미 고양이는 며칠 전 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남겨진 새끼들은 가게 주변에서 발견되었다고 했다. 작고 연약한 존재들. 나는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뿐이었다. 사실 우리 가족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특히 아내는 동물과 교류한 적이 거의 없었고, 무엇보다 고양이 털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핸드폰 개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내와 아이들은 고양이들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너무 작고 예뻤지 않아?", "우리 집에 데려오면 안 돼?" 아이들의 눈빛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하지만 나는 현실적인 걱정이 앞섰다. "털이 많이 날릴 텐데, 감당할 수 있겠어?" 아내는 깊은 고민에 빠진 듯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내는 결심한 듯 말했다. "우리 고양이를 입양하자." 나는 놀라기보다는 걱정스러웠다. 아내가 정말 털에 대한 불편함을 감내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다독였지만, 아내의 결심은 확고했다. 결국 우리는 다시 핸드폰 가게를 찾았다. 다행히 네 마리 중 두 마리는 직원이 입양하기로 했고, 우리는 남은 두 마리를 데려오게 되었다.
처음 품에 안았을 때, 녀석들은 작고 따뜻했다. 가느다란 발톱을 내 손가락에 살짝 걸치며, 연신 작은 소리로 울어댔다. 그제야 실감이 났다. 정말 이 작은 생명체들과 함께 살아가게 되는구나. 치열한 가족 회의 끝에 드디어 녀석들의 이름이 정해졌다. '밍이'와 '몽이'. 이름을 부르자 녀석들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언젠가는 자기 이름을 듣고 꼬리를 살랑거리는 날이 오겠지.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 가족의 삶이 이 순간부터 달라졌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