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손에 쥐어진 작은 사진기
고등학교 시절 내 손에 쥐어진 작은 올림푸스 사진기는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작은 다리였고, 순간을 영원히 담을 수 있는 소중한 도구였다. 처음 이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 그 작고 가벼운 몸체가 손에 착 감기듯 잘 맞아, 마치 내 손의 연장선처럼 느껴졌다. 그때부터 나는 세상을 조금 더 세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 사진기는 나에게 첫 번째 카메라였고, 그로 인해 나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의 즐거움과 그 무게를 알게 되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이 카메라는 언제나 나의 눈과 마음을 열어주었고, 내가 지나칠 수 있었던 작은 아름다움들을 포착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한 컷 한 컷이, 나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마법 같은 순간들이었다.
특히 여행을 떠났을 때의 기억이 선명하다. 익숙한 거리, 새로운 풍경을 만났을 때, 그 작은 카메라는 나에게 시간을 멈추게 해주는 능력을 줬다. 어느 날 해질 무렵, 햇살이 끝자락에 닿을 때 그 순간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은 사진기 덕분이었다. 그 작은 카메라는 내가 놓친 순간을 대신 붙잡아주었고, 그 모든 감정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았다.
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그 자체로 나의 추억이 되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 순간의 느낌을 되살려준다. 카메라를 통해 보는 세상은 때로는 더 선명하고, 때로는 더 아름답게 다가온다. 내가 찍은 사진 한 장 한 장 속에 담긴 모든 순간이 나에게는 소중한 기록이었고, 그 추억들이 내가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중요한 이정표처럼 느껴진다.